본명은 정웅기(鄭雄起). 1927년에 태어났다. 국학대학 시절 극단을 만들어 <항구없는 항로>의 지방순회 다니기도 했는데, 한국 전쟁 거쳐 1956년 RCA방송국(후일 KBS)에 입사하여 드라마 각본을 맡는다. 1961년부터는 KBS에서 프리랜서로 드라마 각본과 연출을 담당하고, 다수의 단막극을 연출한다. 그러던 중, 박종호 감독의 적극적인 제안으로 마흔이라는 나이에 <순애>(1966), <학사며느리>(1967) 등을 제작하며 영화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곧바로 당시의 MBC 인기 드라마였던 <내 몫까지 살아주>(1967)를 각색하여 동명 영화로 제작, 연출하며 흥행한다. 이어 연출한 <규방>(1968)으로는 '단 두 작품으로 기성중견감독을 압도하는 실력'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듣는다(경향신문). 같은 해 연이어 내놓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은 국도극장에서 무려 두 달간 상영되며 37만이라는 당시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다. 이 시리즈는 <속 미워도 다시 한 번>(1969), <미워도 다시 한 번>(1970), <미워도 다시 한 번 대완결편>(1971) 등으로 이어지며 '누선해부학(淚腺解剖學)에 관한한 권위자'(동아일보)라는 평가를 얻는다. 그의 연출 스타일이 주로 멜로드라마이기는 하나, 이른바 최루성, 통속 멜로드라마 등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1979년 연출한 <마지막 찻잔>은 '극영화의 전환점 마련', '새 차원의 리얼리즘'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통속적인 픽션들이 꼬리를 물고 로맨티시즘만 구가하려는' 멜로드라마로부터 벗어나온 '한국영화의 지성차원을 높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려는 이색적 연출'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한다(경향신문). 30여 년간의 영화 작업에는 오랜 동료인 김수현이 함께 했는데, 그와의 인연은 1968년 MBC 개국 7주년 라디오 연속극 공모전에 냈었던 <그 해 겨울의 우화>를 각색, 영화화시킨 <저 눈 밭에 사슴이>(1969)로부터 시작되어 <필녀>(1971), <내가 버린 여자>(1977), <내가 버린 남자>(1979), <마지막 겨울>(1978), <버려진 청춘>(1982) 등을 거쳐 2002년에 리메이크한 <미워도 다시 한 번 2002>에까지 이른다. - KMDB(http://kmdb.or.kr)에서 발췌 |